이 책을 쓰면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는‘프로그램이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학교·학급 내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폭력에 대한 인식과 대처행동에 있어서도 변화할 수 있도록 원조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 및 예방활동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 우리나라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은 아직 시행단계에 있어서 그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실시하여 정착된 외국의 여러 나라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 시행과정에서 법률적인 실효성, 인권침해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여 법적인 토대에서 만들고자「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그렇지만‘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 법률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2004년에 제정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개정작업이 있었으며, 다시 2017년 4월 18일, 제16조 제1항 제1호 중‘심리상담’을‘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으로 개정했다.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한 조치 중 심리상담 및 조언을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으로 일부 개정한 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 2017.7.26.] [대통령령 제28211호, 2017.7.26., 타법개정]을 공포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현장에서는 학교폭력법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지 못하며, 교육적으로 대처하기 적절한 법률인지에 대해서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폭력은 어떤 형태의 것이든, 그것을 어떻게 개념을 규정하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파괴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무시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사실이다.
학교폭력은 날이 갈수록 더욱 흉포해지고 있으며, 연령 또한 낮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까지는 학교폭력을 근절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사와 연구가 매우 미흡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탐색을 강화시켜 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 정책과 학교의 생활지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교폭력의 본질은 학생들의 성장기와 현재 생활에서 정서와 인성이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학생이나 교사 그리고 주민들에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폭력은 반사회적이고, 비인격적인 행위로 피해 학생에게 커다란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교육과 연수를 통해 인식시켜야 한다.
학교폭력은 범국민적 차원에서 예방활동과 감시활동을 강화하며 근원적 원인을 찾아 치유하는 것이 적극적이고 바람직하다. 학교교육은 학생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여가 프로그램 진행과 심성계발 활동을 증진시켜 가야 할 것이다.
이제 학교폭력은 단순한 학교와 가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개인이나 국가의 단순한 권력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관심을 모아 그 대안을 찾아야 할 숙제로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학교폭력의 문제는 사회·국가가 함께 책임을 지고 떠맡아야 하는 문제로서 단순히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문제가 아닌 가정, 학교, 사회, 국가 모두의‘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 책에서는, 먼저 오늘날의 가정과 학교현장의 폭력 실태와 상황적 환경을 파악하였다. 학교폭력에 대한 대상이나 형태, 범위, 폭력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학교폭력의 이론적 개념을 정리하였다. 또한 학교폭력의 대상 주체들이 대부분 청소년이기 때문에 청소년 폭력의 실제적 특성도 알아보았다.
그리고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을 사회·문화적 접근, 심리적 접근, 다인적 접근으로 분석하고 정책 추진의 실효성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학교폭력의 발생 실태에 관하여서는 피해 경험과 형태와 종류, 피해의 상황 등을 제시함으로써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정부의 정책 수립의 기본틀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예방프로그램, 학교폭력 대책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를 논의하고 정책적 대처 방안과 제안,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담론을 제시하였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다. 그 당시에는 학교를 떠난 청소년을 대부분‘학교 부적응’이나‘문제 청소년’관점에서 이해하고 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내려고만 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병리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2005년에 이미 한 해 동안 정규 학교를 중단한 청소년의 수는 초·중·고등학교를 통틀어 5만 5,525명에 이른다. 이러한 수치는 학교 중단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회 현상임을 보여준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청소년개발원은 2006년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 동안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이었다. 부모는 물론 친척·선생님·친구, 심지어 사회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차가운 눈길과 편견을 경험한다. 이러한 편견은 이들이 겪는 다양한 심리적, 정서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며, 선생님·친구·가족·친척과의 관계 단절로 심화되기도 한다.
학교 밖 청소년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다양한 사회적 지지로부터 소외다. 정규학교 제도 안에서 받던 다양한 지원은 학교를 그만둠과 동시에 단절된다. 학습 지도는 물론 생활과 관련된 지도·상담·훈육·급식·진로 탐색에 이르기까지 학교 밖 청소년은 대부분의 것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 지지의 부족은 학교 밖 청소년의 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들이 자신의 목표를 잃고 방황하게 되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
한편, 학교 밖 청소년들은‘학생 아닌 청소년’으로서, 학생들이 받는 다양한 혜택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발급되는‘청소년증’이 오히려 낙인으로 인식되어 활용도가 높지 않으며, 활용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범위가 한정되어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청소년들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가? 우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다양한 사회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학교 중단은 비행이나 부적응의 맥락에서보다 자신의 욕구에 따라 자아를 찾으려는 하나의 진로 행동 혹은 다양한 발달 과정의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
학교 중단으로 말미암아 생긴 관계 단절 문제를 지원하자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일대일 멘토링 서비스를 확대하고, 비정규학교에서의 교사와 상담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가족·친족 관계 증진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야 하며, 지역사회복지관, 건강가정지원센터, 청소년상담센터를 통한 학교 밖 청소년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정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등교 중단 때 학교 차원의 체계적 정보 자료 제공을 의무화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학교 밖 청소년 현상은 더는 숨길 일도 아니고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볼 것도 아니다. 학교교육이 빠르게 변화하는 다양한 욕구의 청소년들을 충족시킬 수 없다면, 이것을 인정하고 이에 맞추어 빠르게 새로운 제도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없는 학교에서 이미 충분히 고통 받았을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대신“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고민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사회의 지혜로운 대응일 것이다(한겨레신문, 2007. 03. 12, 서정아).
원칙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고 학교 밖 청소년들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면서 공권적 해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 청소년을 귀중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이들의 일탈 행위와 관련해서는 부모의 인성과 환경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통계에 의하면, 학교 밖 청소년의 일탈과 고뇌는 대부분 부모와의 갈등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학교 밖 청소년 문제는 당사자보다는 부모의 인성과 환경적 배경부터 세심히 살펴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청소년에 예민하게 대응해 오지 못하는 사이에 학교 밖 청소년의 폭력은 중학교로 점점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폭력 연합조직이 공공연하게 행사를 가질 만큼 조직화되었으며, 그 조직성을 과시하기 위해서 잔인, 악랄, 참혹으로 폭력을 끝도 없이 끌고 간다. 이제 더 이상 학교 밖 청소년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청소년이 건전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국가의 미래가 밝아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청소년의 비행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 법과 제도를 비롯해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시설을 설립하고 추진하려는 노력은 아직 관심 밖의 일로 보인다. 사후 약방문이 아닌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학교 밖 청소년 문제를, 이제는 다른 각도에서 그들의 고민을 찾아 해결해 줘야 할 때다.



2020년 3월

海東 김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