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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윤리와 범죄----김용수 엮음
작성자 : 김용수 등록일시 : 2018-05-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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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면서 

스포츠는 현대사회에서 문화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스포츠를 하나의 직업으로, 건강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또는 스포츠경기를 통하여 즐거움을 찾고 있다. 이렇게 스포츠는 오늘날 우리의 삶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스포츠가 긍정적인 면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계에서 수시로 터져 나오는 폭행사건이나 비리사건은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모습이다. 특히 지난 동계올림픽 특정 종목에서 발생한 대표선수 선발에서 담합을 통한 조작사건은 스포츠계가 보여주는 추악한 모습이다. 더구나 사건의 당사자들은 그동안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는 오늘날 우리 스포츠계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계의 비리사건이나 폭행사건 등과 같은 폐습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시대가 변하고 사회도 변화하고 있는데 유독 스포츠계에는 큰 변화가 없다. 비리나 폭행 등의 문제는 비단 스포츠계만 안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페어플레이 등 스포츠정신이나 태도 등이 오랜 기간 사회에 미친 긍정적인 부분을 고려할 때, 우리 스포츠계가 안고 있는 문제는 심각하다. 더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스포츠계 자체가 이런 문제에 대하여 단지 내부적 문제로 치부하여 미봉책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나아가 비리나 폭행 등이 반사회적인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그리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스포츠계의 문제이다. 스포츠계에서 발생하는 비리나 폭행 등은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것이다.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선 먼저 해야 할 과제는 스포츠정신을 되살려 스포츠계 자체의 윤리의식의 제고이다. 어떤 문제이든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어떤 방법도 무용지물이다. 그 다음 해야 할 것은 스포츠에서의 비리나 폭행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사건이 발생하면 과거처럼 적당히 처리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진상을 찾아서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스포츠윤리의 확립을 위하여 스포츠윤리위원회의 설치, 스포츠윤리헌장의 제정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책은 사회의 구조가 세분화·특수화·다양화로 급변함으로써 각종 윤리적 행위의 준거들이 충돌하는 혼란 속에서, 사회의 도덕·윤리적으로 모범적인 역할모델로서 교육적 기능이 기대되는 스포츠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비윤리적인 현상이 노출되어 오히려 범죄의 대상이 되는 문제들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유교 윤리가 우리의 생활양식을 지배하는 전통사상으로 자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외압으로 인하여 왜곡된 채 우리에게 인식되었다.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안정된 통치와 경제적 증대를 위해서는 강력한 생산 집단이 필요했고, 강력한 생산 집단이 되기 위해서 위계질서에 의한 순종과 복종을 미덕으로 하는 윤리적 덕목과 적절한 경쟁을 부추김이 필요했다. 이에 적응하여 적절히 왜곡된 이념 장치가 의리(義理), 장유유서(長幼有序),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정명사상(正名思想) 등 유교윤리 덕목이었다. 이 왜곡된 유교 덕목들이 스포츠 현장에서 비윤리적인 문제들을 정당화하는 준거로 이용되고 있다.
윤리의 체계를 세우기 위하여 논리학의 유(類)개념과 종(種)개념을 원용하여 스포츠윤리와 사회윤리가 각각의 독립적인 영역이 아닌 사회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은 의료, 언론, 법조, 정치, 경제, 군사 등과 같이 사회윤리가 허용하는 한계 내에서의 한 특수성의 윤리로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전제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보편적인 사회윤리 의식과 특수 분야의 윤리 의식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사회윤리 의식은 스포츠윤리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비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원인 제공을 하였다. 밖으로 드러나는 스포츠의 특성 때문에 현장에서의 문제점들이 가시적으로 노출된다. 그러므로 먼저 우리의 사회윤리 의식을 살펴보았다. 우리의 사회윤리 의식의 바탕에는 유교윤리가 전통사상으로 내면 깊숙하게 폭넓게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리(義理)의 왜곡된 인식은 개인적인 친분관계에 의한 정실주의, 연고주위 등으로 변질되어 대표 팀을 비롯한 각종 선수선발 비리, 선수들 간의 집단폭행, 대학입학 체육 특기자 제도의 문제, 부정심판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왜곡된 인식은 체대 신입생에 대한 선배들의 가혹 행위, 선수에 대한 지도자와 선배들의 복종 강요 및 과도한 체벌의 합리화의 근거로 변용되고, 정명사상(正名思想)의 왜곡된 인식은 기능 중심의 사고, 아마추어리즘의 실종 문제, 인간 중심주의 세계관과 생태계의 문제, 학생 운동선수들의 인간성의 상실 문제, 현상과 결과로서의 승리 지상주의 문제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교윤리의 왜곡된 인식은 스포츠 현장에서의 일어나는 각종 선수선발 비리, 선수들 간의 집단 폭행, 체육특기생들의 대학입시 비리, 부정심판 문제, 체대 신입생들에 대한 선배들의 가혹한 체벌과 복종 강요, 기능 중심의 사고, 결과 중시의 승리지상주의 등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러한 비윤리적인 문제들은 왜곡된 유교윤리를 올바르게 정립함으로써 해결될 것이다.
이와 같은 물질만능의 사회적 현상은 스포츠 문화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쳐 스포츠가 사회적 역기능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건전한 스포츠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선수나 지도자는 물론 모든 스포츠 참가자들이 바람직한 스포츠맨십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윤리 의식을 함양시켜야 한다. 특히 부정적인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차단하기 위해서는 스포츠윤리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은 스포츠 윤리교육이 보다 더 강화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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